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유아 영재 교육은 아주 큰 관심사입니다. 우리 아이가 영재가 아닐까 하는 기대감에 영재 교육을 찾는 분들도 많습니다. 영재의 뇌는 과연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일까요, 후천적으로 얻어지는 것일까요? 영재의 뇌는 일반인의 뇌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탐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영재교육의 잘못된 사례를 통해 우리 아이의 체계적인 두뇌 역량을 키우는 방법도 알아보겠습니다.
영재의 뇌
영재(Gifted Person, Talented Person)란, IQ가 120 이상으로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높은 사고력과 창의력을 가졌을 경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영재의 정의는 각 영역마다 다르고, 특히 하나의 분야에 뛰어난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의 뇌는 가소성(변화 가능성)이 뛰어나 본인의 노력과 주변 환경에 의해서 영재적 특성이 발휘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영재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영재성이 타고나는 것인지 만들어지는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전문가들마다 다릅니다.
세기의 천재라고 불리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뇌는 일반인의 뇌와는 달리 '실비아열'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인의 뇌의 평균 무게가 약 1,400g~1,500g인 것 과는 달리 아인슈타인의 뇌의 무게는 불과 1,250g라고 합니다. 이는 아인슈타인의 뇌에서 실비아열이 많은 것이 뇌의 무게가 아닌 뇌의 구조가 다른 것임을 나타냅니다. 영재의 뇌 구조는 일반인의 뇌 구조와 다르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영재의 뇌가 좌뇌와 우뇌를 연결해 주는 신경섬유다발이 더 발달되어 있어 좌뇌와 우뇌가 더 활성화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밝혀냈습니다. 연구원들은 12세의 수학 영재 집단과 일반 청소년 집단, 그리고 일반 대학생 집안을 대상으로 수학 문제를 제시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뇌를 영상으로 촬영하였는데, 그 결과 수학 영재 집단이 다른 두 집단보다 좌뇌와 우뇌의 활성화 정도가 가장 많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영재 집단의 뛰어난 뇌 활동량이 선천적인 유전적 영향인지, 후천적인 환경적인 영향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영재들의 뇌 구조가 일반인들의 뇌 구조와 차이가 있음을 밝혀낸 것입니다. 또한 영재들의 뇌는 신경효율성이 매우 높습니다. 영재들이 일반 아이들보다 자극에 쉽게 반응하고 학습속도도 빠른 이유가 바로 뇌신경망 형성이 빠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영재들의 뇌 특징 중 또 다른 하나는 전두엽의 발달 속도가 일반 아이들에 비해서 빠르다는 것입니다. 전두엽은 의사결정, 판단, 추리력 등을 담당하는 뇌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로, 일반적으로 출생 후부터 만 30세까지 가장 늦게까지 발달하는 부분입니다. 영재들은 전두엽의 발달 시기가 일반 아동들보다 훨씬 빠릅니다.
영재교육의 잘못된 사례
역사적으로 유명한 천재들에는 아인슈타인, 프로이트, 피아제, 루스벨트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천재성이 빛을 발한 영재들이었고 이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부모들이 조기 육이나 영재 교육을 강요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동교육학자들에 따르면 천재들의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에게 강압적인 교육이나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요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아이가 하는 일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영재 교육의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아동을 위한 올바른 육아 방법보다는 아이들의 지능을 높여주는 화려한 학습 교재나 놀이 기구에 더 관심이 많았다는 자료 통계가 있습니다. '천재 교육은 태아부터'라는 말을 믿고 뱃속의 아이의 뇌를 훈련시키는 부모들도 생겨났습니다. 한 때는 우뇌 개발법과 몬테소리 육아법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태권도장, 미술학원, 피아노 학원 등 대부분의 모든 학원에서 교육의 정확한 목표와 지향점이 없이 무차별적으로 사용했습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지능 교육 학습이 아동의 지능과 신체 발달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학원들에서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근육과 발달을 돕는다고 광고하지만, 유아학자들은 이 정도의 학습은 가정 내에서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학원에서 수업을 통해 교육이 이루어지면 학원 밖의 공간에서 노는 방법을 배우지 못할 수도 있으며 자연과 친숙하는 데에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에서 80,90년 대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학습지도 잘못된 사례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유아학자들은 한글과 숫자를 일찍 깨치는 것은 영재와 무관하다고 말합니다. 근본적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 아동에게 이러한 학습지는 크게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한글이나 숫자를 마스터하는 것이 영재 교육의 방법이라는 주장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합니다.
또한 세 살 때 글자나 숫자를 깨친 아동이 그 이상의 연령에서 깨친 아동보다 정서나 지능이 뛰어나다는 증거도 없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유아교육학자들은 만 3,4세의 유아기는 강한 신뢰와 자율성을 얻는 중요한 시기인데 학습지를 경험하는 것은 아동에게 강한 스트레스를 주거나 심리적 위협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문제 풀이 위주의 학습지에서 오답을 내리고 지적을 받는 경험이 많아지면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정신적 상처를 안겨줄 수도 있습니다. 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학습지를 시키고 결과를 얻어내려고 하는 것은 부모의 만족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교육열이 지나쳐 유치원, 미술, 영어, 수영, 피아노, 컴퓨터 학원 등 한꺼번에 다니는 학습 고문에 이르는 학부모의 경우도 바로 잡아야 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이런 학부모들은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다른 집 아이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빨리 시작하기를 원합니다. 이런 위기감이 학부모들의 영재 교육 과열을 낳습니다. 이러한 과열은 결국 자신의 자녀가 남들보다 뛰어나거나 우월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잘못된 마음가짐에서 오기도 합니다.
"어린이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한 알의 도토리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90년대 인도 출신의 아동교육학자이자 생태운동가인 쿠마르가 한 말입니다. 현대의 어머니들은 아이들을 텅 빈 물통으로 여기고 그 안에 온갖 것들을 집어넣으려고 한다고 비판합니다. 아이들은 하나의 작은 씨앗이고 그 씨앗은 거대한 참나무로 자라나 수 백 년을 살면서 수백 만 개의 씨앗과 나뭇잎과 줄기를 만들어 낼 힘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씨앗의 원천은 참나무인 부모이며 부모만이 그 가능성을 일깨워줄 수 있다고 충고합니다.
체계적인 두뇌 역량 키우기
위에서 언급한 연구 결과처럼 대부분의 영재들은 보통 아이들에 비해 전두엽의 용량이 크고 더욱 활발하다고 밝혀졌습니다. 전두엽의 발달은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부분도 있지만 발달이 이루어지는 유아기 시절의 환경적 요인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뛰어난 유전적 요인을 가지고 태어나도 충분한 환경과 자극이 없으면 그 능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가 없습니다.
아이의 뇌는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발달하기 시작해서 3세까지 급속하게 발달하고 성인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발달됩니다. 이는 인간의 뇌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기보다 계속해서 변화한다는 것이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이에게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고 두뇌발달을 위한 자극을 충분히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뇌가 발달하는 초기 시기인 유아기에는 언어 능력이 생성되기 전이기 때문에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와 시선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화법 중에 하나입니다. 아이의 반응에 따라 잘 공감하고 표현해 주는 것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반응을 보면서 상호작용을 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아이들은 다른 감각보다 시각 능력이 가장 발달되어 있으므로 시선을 통해 의사 전달을 하는 것이 나중에 언어 발달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3세 전후 아이들이 가장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는 순간이 바로 TV나 핸드폰 등의 미디어 매체를 볼 때입니다. 한 번 본 영상을 반복해서 틀어달라고 조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영상을 볼 때에는 화면을 수동적으로 따라가기 때문에 뇌의 시각 체계가 제대로 자극을 받지 못합니다. 무엇보다도 빠르게 지나가는 화면은 전두엽에서 영상을 처리할 시간을 주지 못해서 원활한 두뇌 활동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뇌에 자극을 주고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사람과의 실제적인 상호작용이 그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정서를 잘 조절하는 아이가 두뇌 발달도 잘 이루어집니다. 아이를 많이 안아주고 사랑과 관심을 표현해 주어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아영재교육에 대한 사교육비가 연간 3조 원을 넘는다고 합니다. 영유아기에는 지능적 학습보다 두뇌 역량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학습적인 교육보다는 새로운 경험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에너지를 발산하도록 해야 합니다.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에게 또래 어린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아이 스스로의 창조성과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의 욕구를 억제하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놔두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다양한 놀이를 통해서 자신감이 강화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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